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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오지래퍼의 일기



 내가 이벤트 응모해서 받은 두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은 꽤 오래전에 '그 남자 그 여자' 라는 이미나 작가님의 책을 이벤트로 받았었다. 공짜로 책을 받는 것이 참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요즘 책과 가까이 하다보니 문득 생각이 나서 이벤트를 찾아 응모했는데 덜컥 되버렸다. '삶을 위로하는 지적 유희로 가득한 카툰 에세이' 라는 문구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삶, 위로, 지적 유희, 카툰, 에세이. 어느 단어 하나 버릴 것 없이 내가 다 좋아하는 단어였다. 


 그렇게 책이 도착하고 읽기 전에 작가 소개를 보니 별명이 오지래퍼다. 오지랖이 넓어서 이것 저것 다 해서 얻은 별명이란다. 건축, 음악, 미술, 만화, 여행. 나도 한 오지랖 하는데 이분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 특히 제목과 오지래퍼는 매우 괴리감이 느껴진다. 제목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인데 일반 사람들보다 몇 배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제목만 보고 무소유를 떠올리고 읽는다면 혼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삶 속에서 다른 방향을 볼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의미인 것 같다. 


 이 책은 이것이다 라고 말하기 어려운 책이다. 다양한 경험의 소유자답게 이런 저런 것들이 이 책 속에 쭉 나열되어있다. 자칫하면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함성호라는 한 사람과 만나서 그 생각을 듣고 친구되는 책인 것 같다. 이 글 제목처럼 오지래퍼의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희열도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서 공감되는 한 부분을 소개하고 마치겠다. 노먼 맥클린의 원작인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 대사를 책에서 인용한 부분인데 참 공감된다. 나의 한계 그리고 너의 한계를 인정할 때 온전한 사랑이 시작된다고 나는 믿는다.